가볼만한곳 Seoul, Korea

Seoul, Korea

한국에 사시는 엄마께 안부 전화를 드렸던 어느 날, 80대 중반이 되신 엄마가 조금 달라졌다고 느껴졌다. 늘 밝게 말씀하셨던 것 같았는데 목소리가 점점 어두워지셨고 말씀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얼마 후 알게 되었는데 노인 우울증이라고 하셨다. 노인우울증은 주로 노인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정신건강 문제로, 삶의 변화, 가족과의 이별, 신체적 건강 문제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조금 심각한 단계인 것 같아 큰 도움은 될 것 같지 않았지만 왠지 엄마와 함께 지내고 싶은 생각이 맴 돌아 남편과 함께 한국에 방문했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마치 고향으로 돌아온 듯 정감과 편안함이 다른 때보다 더 했다. 하지만 엄마를 막상 만나 뵈니까 예전과 다르게 무표정하게 맞아 주신 엄마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엄마와 함께 가까운 곳에 여행도 하고 행복한 추억을 쌓았는데 이번 여행은 그러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신경정신과 치료도 받으시면서 조금씩 호전되어가는 모습을 보니까 마음이 조금 놓였다.
엄마와 친정집에서 시간을 주로 보내다가 시간을 내어 어린 시절 추억이 깃든 서울 도심 주변을 돌아다니기로 했다.
한국의 현대성과 전통이 만나는 곳, 그 중심에 서 있는 서울 도심은 매 순간이 다채롭고 활기찬 도시이다. 도심의 현장에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되었는데 도심 속으로 발걸음을 디딜 때마다 시대를 초월한 서울의 역사와 문화가 감도는 거리를 만날 수 있었다.
서울은 그 풍부한 역사와 함께 현대적인 건물들이 공존하는 곳으로, 한 눈에 보이는 경치 하나하나가 도시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먼저 방문했던 곳은 명동이었는데 학창시절 친구들과 학업에 필요한 외국서적을 구입하기 위해 책방에 가거나 칼국수를 먹고 거리에 진열된 다양한 물건들과 군것질을 즐기며 다녔던 시절이 기억에 남았다.
지금의 명동은 글로발화 되었고 쇼핑, 맛 집, 문화 체험으로 가득 찬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더욱 번화한 상업 지구에서는 현대적인 쇼핑몰과 전통 시장이 공존하며, 다양한 브랜드와 한국의 독특한 상품들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명동의 다채로운 음식문화도 놓치지 말아야 하는데, 한식부터 글로벌 퓨전 음식까지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명동 인근을 벗어나 인사동 길을 걸었다. 그곳은 친구들과 만남의 장소로 기억이 났는데 예전 모습은 모두 사라지고 한복 체험, 예술 전시관, 역사적인 명소까지 다양한 문화 활동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도심 속에서도 다채로운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그 중에서 백인제 가옥을 방문했는데 관람객들에게 역사적이고 아름다운 전통 건축물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니 건물은 당시 왕실 건축 양식을 따르고 있었고 한옥 스타일의 전통 가옥으로 대문을 통과하면 마치 고즈넉한 한국 전통 가옥의 세계로 들어선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가옥 내부에는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온 고가의 예술 작품과 전통 가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한복을 입고 가옥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곳곳에 보였는데 한복과 어우러져 서울의 현대적인 도시 풍경과는 대조되는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었다.
백인제 가옥 인근에 벗어나 사진 찍기 좋은 스팟이 있다고 해서 북촌 한옥 마을로 향했다.
서울 북촌 한옥마을은 한국 전통 가옥이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독특한 한옥 건물들과 돌담길이 아름다운 풍경을 만들어내는데 사진 스팟으로 알려진 골목 언덕으로 오르니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관광객들도 어떻게들 알고 찾아왔는지 곳곳에서 한복 차림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사진을 찍고 다시 내려오면 한옥 카페와 예술 공간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는데 북촌 한옥마을은 도심 속에서 고즈넉하고 전통적인 분위기를 느끼고자 하는 이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관광지 중 하나이다.
북촌 한옥마을을 벗어나 인근에 맛 집을 찾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였는데 서울의 가을은 아직 여름을 벗어나지 않았는지 무더웠다.
냉면 생각이 나서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식당에 갔는데 대기 줄이 너무 길어 거의 한 시간 반을 기다려 자리를 잡았는데 평양냉면 맛을 제대로 알 수 없었지만 배고파서 단숨에 먹었다. 그렇게 점심시간을 보내고 지하철을 다시 타고 홍대 방향으로 갔다.
홍대 주변도 학창 시절에 자주 놀러 갔었는데 그때는 미술도구를 파는 화방에서 맘에 드는 재료를 구입하거나 주변 카페에서 친구들과 노닥거렸던 추억의 거리와 골목은 많이 변해있었다. 홍대는 이제, 서울의 핫한 문화와 예술이 교차하는 지역으로, 특히 홍대 거리는 독특하고 활기찬 분위기로 유명하다.
홍대 거리는 다양한 상점, 카페, 갤러리, 클럽, 예술 공간 등이 즐비하며, 다채로운 예술과 문화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홍대 거리는 그만큼 다양한 매력을 지니고 있어, 젊은이들부터 예술과 문화를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하는데 추억의 거리를 찾기 힘들었지만 홍대의 새로운 모습을 보며 다시 또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시간이 많지 않아 다시 숙소가 있는 종로 인근으로 돌아가 종로의 밤거리를 돌아 다녔다. 하루의 끝, 서울 종로의 뒷골목으로 향했는데 퇴근 후, 분주한 도심 속에서 펼쳐지는 뒷골목 식당들은 특별한 매력으로 와 닿았다.
긴 하루를 보내고 퇴근길 뒷골목 곳곳 식당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는데 그곳에서 직장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동료들과 웃고 떠들고 마시고 음식을 즐기면서 고단한 하루의 피로를 풀고 내일을 위해 작은 행복을 만끽하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한국의 전통시장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광장시장을 방문했는데 복잡한 골목과 다양한 상점들이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주고 있었다. 시장 곳곳에서 많은 먹거리를 즐길 수 있었는데 떡볶이, 오뎅, 만두, 붕어빵 등 다양한 분식이 줄지어 있는 가게들이 어디를 가도 맛있을 것 같은 그 곳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경험이 되었다. 특히 Netflix 에도 소개된 칼국수와 만두를 파는 가게는 외국인들이 많이 모였는데 음식을 즐기기 보다는 사진 찍는데 열중하고 있었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유명한 맛 집을 찾게 마련인데, 도심 속에서도 그 특유의 활기와 전통을 간직하고 다양한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 흥미로웠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그곳에서 머무르다가 한국으로 역이민을 간 친구를 만나기로 했다. 약속 시간이 아직 남아 요사이 MZ세대에서 뜬다는 성수동 핫 플레이스로 무작정 가 보았는데 어디가 어딘지 모르고 원하는 곳을 찾기 힘들었다. 네이버에서 검색을 해가면서 찾아 갔는데 먼저 눈에 보이는 카페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했다. 성수동에는 유니크하고 아늑한 카페들이 많이 보였는데 독특한 분위기의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니까 여유가 살아났다.
젊음이 넘치는 성수동을 모두 즐겨보지는 못했지만 잠시 머물렀던 성수동은 서울의 트렌디하고 예술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동네로, 다양한 가게와 문화 공간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았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강남 방향으로 갔다. 강남은 현대적인 도시 생활과 트렌디한 문화가 교차하는 지역으로 화려함 보다는 정돈되고 고급스런 지역에 상업, 엔터테인먼트, 쇼핑, 레스토랑, 클럽, 문화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풍부해 보였는데 COEX 몰에 있는 별 마당 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하고 건물 옥상에 마련된 자연 친화적 환경을 갖춘 공간에서 도심에서의 쉼의 시간을 잠시 가졌다.
오랜만의 만난 친구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간 있었던 일과 서울 살이 이야기를 듣고 어디에서 살던 지 행복을 나눌 친구와 일이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나누었다. 친구는 서울에서 많이 안정되었고 미국과 한국, 두 곳에서의 차이점에서 피어난 새로운 경험은 인생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주었다고 했다.
친구와 만남의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이야기의 끝은 더 깊은 이해와 행복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길지 않은 일정으로 돌아다닌 서울도심의 번화함 속에서 높은 건물들을 바라보니 학창시절에 한 없이 작게만 느껴졌던 기억이 생각났다. 그리고 그땐 그랬지만 지금은 달라진 감정으로 서울을 바라보게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서울은 대도시의 역동감과 번화함 속에서 미래의 염원과 도전을 상징하며, 동시에 한옥 마을과 같은 전통적인 장소들이 세계와 소통하면서도 고유한 정체성을 지키고 있었다. 또한 다채로운 음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무수한 식당과 상점들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미국에서도 한국 음식을 자주 접했고 기대를 너무 많이 해서 그런지 한국에서의 음식들은 너무나 익숙한 맛있었다. 서울 도심은 매 시간, 매 순간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다이내믹한 여행지 중에 한곳이었다.
여행보다도 추억을 되살리고 싶었는데 서울에서 태어났고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곳에서의 추억을 담아내기 위한 서울 도심에서의 소중한 순간들은 단순한 여행이 아닌, 인생의 일부분이 되어 기억 속에 새롭게 새겨졌다.
특별한 여행이 마무리되어갈 즈음 서울에서의 추억은 마치 다양한 감각들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작은 책 한 권 같았다.
서울에서의 뜨거운 계절이 지나고, 미국의 추운 겨울이 와도, 이번 여행은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그리웠던 사람들을 만난 순간의 감동은 마치 시간을 초월한 사랑의 증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