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여행 중에 하이라이트는 백악관 방문이었던 것 같다.
워싱턴DC를 방문한 김에 혹시나 해서 여행 시작 전에 신청해 두었었는데 떠나기 전 바로 이틀 전에 투어 승인 이 메일이 왔다.
백악관 투어는 미국의 상징적인 공간을 직접 탐방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이다. 이 투어는 사전에 반드시 신청해야 하며, 방문 준비과정에 있어 몇 가지 중요한 절차가 있는데 백악관 투어는 최소 3주에서 최대 3개월 전에 예약해야 한다.
미국 시민은 연방의원 오피스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펜실베이니아 애비뉴에 위치한 백악관은 워싱턴 DC의 인기관광지인 링컨메모리얼, 워싱턴 기념탑 등과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백악관 입장 전에 백악관 관련된 사전정보를 조금 얻고 싶어서 비지터 센터를 먼저 방문했는데 White House Visitors Center는 여유 있게 30분 전에 도착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조금 서둘렀다.
Visitor Center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많지는 안았는데 여권을 확인했고 가방, 백팩, 핸드백 등등 가방은 일체 들고 입장할 수 없어 작은 손지갑만 주머니에 넣고 고프로와 같은 영상촬영은 불가능하다고 해서 핸드폰만 가지고 안으로 들어섰는데 백악관 전경 조감도와 모형, 각종 전시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백악관 입장 이후에는 화장실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서 미리 화장실도 다녀왔다. 그리고 조급한 마음으로 바로 밖으로 나왔다.
백악관에서 보내준 이 메일을 확인해보면 Visitors Entrance 가 보이는데, 그 장소가 실제로 백악관 입장을 하는 곳이고 예약한 투어시간 최소 15분 전까지는 도착해야 된다고 해서 조금 넉넉하게 입장 30분전에 방문했다.
백악관 투어는 철저하게 두 차례 보안절차를 거쳤는데 방문 전 신분증을 준비해야 하며, 모든 투어 신청자는 생년월일, 사회보장번호 등의 신상 정보를 사전에 제공해야 했다.
백악관 내부는 역사적 의미가 깊은 장소이므로,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 또한, 사진 촬영은 제한된 구역에서만 허용되며, 투어 도중 휴대폰 사용도 제한될 수 있다.
보안 절차를 마치고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통로를 지나 백악관 건물에 들어설 수 있었다.
내부 투어를 무료로 즐길 수 있는 백악관은 특별한 가이드 없이 자유 관람을 했는데 방문객들과 이동선이 서로 비슷해 헤매는 시간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었다.
백악관의 투어 장소는 1800년도 후반에서 1900년대에 옛날 대통령들이 사용했던 장소를 관광용으로 일반인에게 오픈한 장소인데 복도에는 예전 대통령 사진과 그림들을 많이 볼 수 있었고 대통령이 일하는 공간은 개방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귀빈을 맞이하는 장소와 각종 그릇, 화려한 장식이 가득한 방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럭셔리하고 앤티크한 가구들과 영화 상영관으로 쓰였다는 붉은 벨벳으로 꾸며진 방 그리고 인상적이었던 오랜 서재 등, 그린 룸, 블루 룸, 레드 룸으로 방을 꾸민 칼라별로 이름 지은 여러 개의 방들을 구경했다.
각각의 특색 있는 칼라와 고풍스런 인테리어로 꾸며진 곳곳에 룸 내부는 유럽의 여러 왕궁들을 방문했었을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 들었다.
왜냐하면 백악관이라는 공간은 과거가 아닌 현재에도 이용되고 있는 공간이기 때문인 것 같았다.
비디오 촬영을 금지 했지만 생각보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장소가 많이 있었는데 백악관 브리핑하는 단상 등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내부에 현직 대통령 및 영부인의 여러 사진들이 걸려있었고 역대 미국 대통령 가족의 애완동물 사진이 보였는데 재미있게도 너구리도 보였고 링컨 동상도 보였는데 크기는 생각보다 컸다. 그리고 외부에서 중요한 손님들이 올 때 식사를 하는 공간을 흥미롭게 둘러보고 창밖을 바라보니 멀리 워싱턴 기념탑도 보였다.
백악관 투어를 위해 예약 신청을 하고 가방 및 카메라도 들고 가지 못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준비과정이 복잡했는데 직접 투어를 해보니 상당히 볼만한 가치가 있었다.
백악관 투어 하려고 아침 일찍 부터 줄서서 기다리고 두 번의 보안 검색대 통과 하느라 시간이 많이 지나갔는데 백악관 셀프 투어는 약 40분 정도로 금방 지나갔다. 투어가 끝나는 지점에서 밖으로 나오기 전에 백악관 상징의 문장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줄 서 있었다.
미국에 오래 살면서도 기회가 쉽지 않은 백악관 방문은 뉴스 화면 속에서만 보았던 그 하얀 건물을 바라보니 아쉬움과 경외심이 교차했다.
단순한 건축물이 아닌, 수많은 역사적 사건들이 만들어진 공간, 결정적인 순간들이 이루어진 무대, 그 모든 것을 간직한 백악관을 직접 눈으로 마주한다는 것은 워싱턴 DC 여행의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해 주었다.
워싱턴 DC, 이 도시가 품고 있는 무게감이 고스란히 느껴졌는데 세계의 정치 중심지이자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백악관이 바로 그곳에 있어서 더욱 그런 느낌으로 와 닿은 것 같다.
밖으로 나왔는데 백악관 밖에서 철창 안으로 카메라를 손으로 뻗어 넣어 찍었다. 뉴스에서만 보았던 건물 주변은 관광객이 많았는데 다들 미국 대통령 사는 곳이 궁금한가 보다.
백악관 투어를 마친 다음날은 날씨가 유난히 눈이 부시게 좋았다.
눈앞에 넓게 펼쳐진 녹지 공원이 있어서 잠시 쉬다가 왼편에는 국회의사당, 오른쪽에는 워싱턴 모뉴먼트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워싱턴 모뉴먼트는 근방에서 어딜 보아도 항상 보이는 첨탑이다.
등대처럼 어디가도 보이는 건물을 마치 이동하면 못 볼 것처럼 구경하며 수많은 관광객들과 푸른 하늘. 너무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찍으며 꽤 긴 거리를 걸어도 지루하지 않았다.
조금 걷다가 제 2차 세계대전 기념비가 보였는데 참전한 군인들을 기리는 기념물이다.
멀리서 보이는 링컨 기념관과 모뉴먼트 사이에 위치해 있었는데 가운데 분수를 두고 큰 원형모양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한 기둥 기둥마다 미국의 주 이름이 적혀 있었는데 전쟁은 처참했지만 그곳에서는 평화를 느낄 수 있었다.
잠시 머물다가 다시 워싱턴 모뉴먼트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워싱턴 모뉴먼트는 미국 초대 대통령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네모난 돌기둥인데 연필처럼 생겼다 해서 펜슬타워라고 불리기도 한다.
그곳을 바라보니 여백 속에 공간이 이뤄내는 아름다움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연못에 반영된 기념탑과 양옆에 푸른 나무 가득한 숲이 보이는 정원을 바라보니 확 트인 공간만큼이나 기분이 탁 트였다. 그리고 또 다른 명소, 링컨기념관을 향해 좀 더 걸어가 보았다.
링컨 기념관은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을 기념하기 위한 파르테논 신전 모양의 기념관으로 5달러 화폐에도 그려져 있는 명소인데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검프가 연설을 한 장면이 있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직접 가보니 사진으로 보았던 것보다 훨씬 커서 놀랐는데 옆에서 봐도 정면에서 봐도 감탄이 절로 나오는 멋진 외관을 가지고 있었다.
건물 윗부분에는 각 주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는데 그것을 보니까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주들이 한 나라로 있는 미국이 신기했고 함께 강력한 국가로 성장한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기념관 내부 중앙에 들어서니 사진에서만 보았던 엄청나게 큰 링컨 동상이 자리 잡고 있었는데 미국 제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을 기리는 기념관으로 거대한 대리석으로 지어진 그곳은 마치 그리스의 파르테논 신전을 보는 느낌이 들었다. 기념관의 36개의 기둥은 링컨 대통령 임기 중에 있던 북부 연방 36개주를 상징한다고 한다.
워싱턴 DC에서 제일가는 인증 샷인 링컨 기념관 계단에 서서 워싱턴 모뉴먼트를 바라보는 뷰를 향해 사진을 찍으니 워싱턴 모뉴먼트가 반사되는 말 그대로 반사풀(Lincoln Memorial Reflecting Pool) 덕분에 더 멋진 샷을 건질 수 있었다. 그리고 계단을 쭉 내려오니 워싱턴 기념탑과 호수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 좋았다.
워싱턴 DC 특성상 드넓은 공간을 많이 걷게 되었는데 링컨 기념관 계단에 앉아 전경을 감상하면서 잠시 쉬어가니 더욱 좋았다.
워싱턴 모뉴먼트를 지나 링컨기념관 근처에 한국전쟁기념공원이 있었는데, 미국 수도 한 가운데에 이런 소중한 공간이 있어서 참 감사한 장소였는데 전쟁 당시의 모습이 실물 동상으로 담겨진 곳이라 경건한 마음으로 둘러 본 곳이었다.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관은 내셔널 몰, 남동쪽 링컨 기념관 반사 풀의 바로 남쪽에 있다. 벽, 스테인리스 스틸 조각상, 추모의 웅덩이를 포함한 모든 구성 요소는 한국 전쟁 중 복무하고 희생 한 미군의 일원에게 헌정되었다.
화강암 비문에는 한국 전쟁에서 전사, 부상, 실종, 전쟁 포로의 숫자가 기록되어 있었다.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를 잠시 바라보고 오늘날 한국이 존재하게 한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미국 용사들에게 진심을 담아 경의를 표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 바퀴 둘러보고 간 한국전 참전 용사 기념비(Korean War Veterans Memorial)는 한국인이라면 방문하기에 더욱 의미가 큰 장소인 것 같다.
한쪽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돌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UN 16개국의 참전국도 새겨져 있었다.
실제로 한국전쟁은 날씨와의 싸움이었다라고 했는데 특히 한국의 혹독한 겨울 날씨를 상징한 듯, 동상들이 모두 판초 우의를 입고 있었다.
사진을 찍다 보니까 누군가 헌화한 꽃바구니가 보였는데 한국의 한 공군장성이 헌화한 꽃이었다. 그곳을 바라보니 우리가 얼마나 좋은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인지 깨닫게 되었는데 가끔 팍팍한 세상살이에 불만이 생기기도 했지만 FREEDOM IS NOT FREE라는 문구를 보니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의 헌신과 그들의 희생이 이뤄낸 평화의 가치를 깊이 느끼게 해주었다.
이 기념공원은 한-미 관계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운 사람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메시지이다.
오늘의 자유가 그들의 피와 땀 위에 세워졌음을 잊지 말고, 그 정신을 후세에 전하는 일이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 방문을 통해, 단순한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도 큰 의미를 던져주는 이곳의 가치를 함께 나눌 수 있어 뜻 깊었다.
짧은 시간에 생각보다 여러 곳을 방문할 수 있어서 좋았는데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뜻 깊은 장소에 가게 되었다는데 의미 있는 방문이었다.
워싱턴 DC의 핫 플레이스 내셔널 몰 관광 명소들은 화려한 거리나 멋진 자연경관이 있는 곳은 아니었지만 미국의 역사와 평화가 깃든 장소이고, 이곳저곳 자유롭게 걸어 다니면서 미국의 수도 워싱턴 DC를 흠뻑 느끼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