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윤미영 로즈먼트치과 원장
미국 어린이에게 가장 흔한 만성질환은 놀랍게도 충치입니다.
6-8세 어린이 56%의 유치에 충치가 있고, 9-11세 어린이 29%의 영구치에 충치가 생긴다는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CDC)의 연구 보고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행스러운 것은 충치가 예방 가능한 질병이란 사실입니다.
어차피 유치가 빠지고 나면 영구치가 나올 것이므로 유치에 충치가 생기는 것을 방치하는 경우가 있으나, 연구에 의하면 유치를 가지고 있는 시기에 섭취하는 설탕성분과 충치에 의해서 영구치 생성에 방해를 받아 건강하지 못한 영구치가 자란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또한 유치의 역할중의 하나가 영구치가 날 자리를 보존하는 것인데, 충치로 인해 공간이 줄어들어 영구치가 바르게 나오는데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필자가 만나는 치과를 무서워하는 환자들 중에는 어린 시절에 치과에서 좋지 않은 경험을 했던 분들이 많은데, 어린 아이들이 치료를 받을 때는 마취가 충분히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치료기기의 소음/진동이나 발치 중에 느끼는 압박(pressure)등을 통증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언어발달 미숙으로 인해 치료 중 소통에 어려움이 있는 등의 관계로 “치과=나쁜 경험 또는 통증”으로 기억되어 점점 치과정기검진 조차 피하고,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생길 때가 되서야 치과를 찾아 결국 발치를 하게 되는 악순환인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 치과협회에서는 만 1세 또는 첫 유치가 나왔을 때 첫 치과 방문을 하기를 권고하고 있습니다.
첫 방문 시에는 부모님과 수유습관, 칫솔질, 구강건강 등에 대해 상담을 합니다. 어린 아이들은 정기점진을 통해 예방차원으로 치과에 가는 것이 좋은 경험이 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가족의 정기검진에 동행하여 가족들이 경험하는 치과정기검진이 긍정적이라는 사실을 반복해서 보게 되면 나중에 자연스럽게 거부감 없이 검진에 임하게 될 것입니다.
성인에게 가장 흔한 구강질환은 치주질환 (Periodontitis) 과 충치인데, 치주질환은 어느 정도 진행이 될 때까지 아무런 증세가 없으며, 증세가 보이기 시작하면 회복이 쉽지 않은 질병이므로 정기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해서 지속적 치료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또한 치주질환과 심장질환과의 관련성이 꾸준히 연구 발표 되고 있는데, 점점 많은 연구들이 치주질환과 심장마비/뇌졸중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충치 역시 정기검진 시 엑스레이로 검사하여 사이즈가 작을 때 발견하여 치료를 하면 충지가 신경까지 번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치통을 느끼기 시작하면 이미 충치가 신경 가까이 진행된 경우가 많아 결국 신경치료와 크라운 등이 필요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경우는 치료 하는데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들게 됩니다. 약간의 통증이 있다가 사라지는 경우는 경미한 염증이 면역반응에 의해 치유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충치가 진행되어 신경이 아예 죽어 통증을 못 느끼고, 결국 농양 (abscess)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칫솔질과 치실사용법이 잘못되어 효과적이지 않은 경우도 의외로 많아,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사용법을 가르쳐주면 환자분들이 놀라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하루에 두 번 이상 이를 닦고 치실을 사용하는데도 충치가 생기거나 치주질환 진단을 받았다면, 진료 시에 올바른 칫솔질과 치실사용법을 치과 의사나 치위생사에게 꼭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아이들의 방학을 맞이하여 온 가족이 치과 정기검진을 꼭 받으시기를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