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Overwatch

Overwatch

컴퓨터 게임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자녀와 어떻게든 말리려는 부모 사이의 총성 없는‘세대전쟁’은 이제 일상이 됐다.

게임 중독이 폭력성을 증가시키고, 사회성을 차단시키는 등 우려를 보이는데 그게 전부일까? 대화를 포기하고 손가락질만하면 그만일까? 이미 새로운 종족(?)이 되어버린 게임세대를 소통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순간, 그곳에 새로운 미지의 세계가 버티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한국에서 온 20대 초반의 조카와 함께 오버워치 게임을 참관하러 가기로 했다. 오버워치라는게 뭔지도 모르는 가운데 오버워치 관람을 위해 온라인 티켓 예약을 하면서 오버워치에 대해 서서히 알게 되었다.

오버워치 게임이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팀 기반 멀티플레이 게임을 말한다. 최첨단 e스포츠 경기장 오버워치 리그 첫 시즌은 버뱅크에 위치한 블리자드 아레나에서 진행되었는데, 이곳은 TV 프로그램들이 진행된 Burbank Studios의 일부였지만, 프로 게임 선수와 관람객 모두에게 멋진 경험을 선사할 수 있도록 이곳을 e-스포츠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했다고 한다. 오버워치 리그 경기장은 450명 이상의 현장 관람객을 수용할 수 있고 특별 관람객을 위한 다수의 관람 박스가 준비될 종합 스튜디오 중 한 곳에서 진행되었다. 또한 팀들이 경기 전 손을 풀 수 있는 편리한 연습 공간, 선수 라운지 및 사무실도 갖춰져 있다고 한다. 또한 오버워치 리그의 팬들이 팀원들을 향한 애정을 발휘하실 수 있도록 경기 당일에는 블리자드 아레나에 블리자드 기어 스토어가 열려 공식 오버워치 리그 관련 상품들이 진열된다고 한다.

플레이오프에서는 아시아, 북미와 유럽 지역의 팀이 지역별 총 상금 500만 달러 중 가장 큰 몫을 차지하기 위해 승부를 벌이게 될 이번 게임은 기존의 블리자드 작품들이 다소 무거운 분위기를 지니었던 반면, 오버워치는 전반적으로 가볍고 밝은 분위기가 특징이라고 한다. 게임의 룰을 잘 모르지만 조카가 하나하나 알려줄 것을 기대하며 오버워치를 하는 건물로 향했다. 오버워치 게임을 하는 장소에서 입구부터 삼엄한 검문이 시작됐다. 최근 곳곳에 총기사건이 일어난 뉴스를 타서 그런지 게임을 참관하는 사람들의 소지품을 철저히 조사하는 것 같았다. 게임의 열기가 오르기 이전부터 사람들은 검문 때문에 조금 심각한 표정으로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입구에는 오버워치 각 팀의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과 기념품들이 있는 샵이 있었고 음료와 스낵을 파는 곳도 보였다. 오버워치 게임이 아직 시작되기 전이라 아래층에만 관람객들이 모여 있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스테이트팜 보험, 코카콜라 등 스폰서들의 광고와 함께 게임을 시작하는 시간이 마치 영화관에서 영화 시작을 알리는 광고 같은 것이었는데 화려한 첨단 영상을 감상하는 듯했다. 경기장인 블리자드 아레나를 비롯해서 온라인 송출 플랫폼에 보여주는 화면은 정말 감탄스러울 정도로 잘 만들었다. 블리자드 아레나에서 관람하는 현장 관람객에게 직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요소뿐만 아니라 3D 그래픽 스크린을 기반으로 멋진 무대였다.

아무튼 올드 세대인 내 자신이 적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버워치 리그전을 관람하기 위해 자녀들과 함께 나란히 대회 현장을 찾은 부모들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고 e스포츠가 이미 가족이 함께 즐기는 문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화려한 영상과 함께 선수들 입장이 시작됐고 응원하는 팀들이 등장할 때마다 관중들은 환호를 하며 열광했다. 조금 후 각 팀의 게임선수들의 소개가 시작되고 드디어 입체 게임이 시작되었다. 작은 모니터에서 몇 번 보았던 게임과 차원이 달랐다. 화면을 보면서 열광하는 관중들은 좋아하는 프로 선수들이 상대 팀을 멋지게 제압하고 승리하는 순간을 만끽하면서 야구나, 축구 등의 스포츠 경기와 다른 차원의 요즘 뜨는 e-스포츠를 즐기는 것으로 보였다.

e-스포츠란 인터넷 등을 통해서 온라인상으로 이루어지는 게임을 통틀어 이르는 말인데, 넓은 의미로는 실제 세계와 유사하게 구현된 가상의 전자 환경에서 승부를 겨루는 여가활동, 대회 또는 리그의 현장으로의 참여를 비롯해 전파를 통해 전달되는 중계의 관전을 포함하며, 이와 관계되는 커뮤니티 활동 등의 사이버 문화 전반 또한 e스포츠의 정의에 포함된다. 초창기에는 게임이라는 이유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는 않았지만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기나긴 노력으로 e스포츠는 게임만이 아닌 게임문화라는 새로운 탈바꿈을 하였다. 현재 한국을 포함한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인터넷을 통해 또는 대회 현장에서 e스포츠를 관람하고 있다고 한다.

스포츠 역사를 돌이켜보면 위대한 경쟁들이 펼쳐졌던 경기장들은 고유의 이야기와 역사를 만들어 왔다. 경기장들은 극적인 전환의 순간, 승리의 영광들, 그리고 때로는 패배의 아픔이 함께하는 무대가 되었는데 아레나와 경기장은 단지 선수들만을 위한 장소는 아닌듯하다. 시즌 중 한 차례 또는 매주 등 경기장을 찾는 빈도와 무관하게 팬들에게 제2의 집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친구들과 만나거나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열정을 공유하는 더 큰 커뮤니티의 일원임을 기념하는 곳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보였다.

기성세대가 어렸을 때는 매스 미디어의 손이 닿지 않는 조용한 곳에서 집중하고 공부할 수 있었다. 이들은 차분한 집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교육을 받았고, 집중을 해야 무슨 일이건 할 수 있도록 길러졌다. 그래서 기성세대는 요즘도 뒤에서 라디오나 TV가 시끄럽게 울려대면 집중을 하지 못한다.

반면에 게임 세대는 대부분 온갖 장애물이 있어도 집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중 일부는 시끄러운 근무 환경이 더 좋다고 할 정도이다.

한바탕 머리를 쓰고 나면 시각적, 청각적 자극이 넘쳐나는 곳에서 잠시 쉬고,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다시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 인근 스타벅스 커피점만 보아도 노트북이나 스마트 폰을 즐기며 공부든, 일이든지 뭔가에 집중하는 이런 사람들로 넘쳐난다.

40대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에게는 경험을 공유하지 못했고 그래서 매우 낮 설기만 한 게임 세대인 그들이 사회의 전면에 나오고 있다. 게임 세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장점을 살려 성과를 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 요즘시대인 것 같다. 이번 오버워치 관람을 통해서 게임세대인 신세대를 21세기 개척자로서 새로운 지각방식에 따른 잠재력을 주목해볼 필요를 느꼈다.

글 : 유니스 홍, 사진: 브라이언 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