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준비하는 동안 설렘으로 가득한 그 순간부터 여행이 이미 시작된 것 같았다. 여러 지역을 방문해야하기 때문에 배낭과 작은 캐리어에 꼭 필요한 물품만 담고 짐을 최소화 했다. 그리고 인터넷이나 유튜브에서 여행지에 대한 정보 수집을 했는데 여행에 기대와 두려움이 공존하게 되었다.
날짜는 다가왔고 마음은 이미 그 곳에 있고, 그리고 시간이 다 되어 먼 곳을 향해 날아갔다. 도착한 파리의 공항은 비수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었다.
숙소로 가는 택시 안 창밖 풍경이 아직은 별다르게 보이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난 멀리서 보이는 에펠탑을 바라보니 비로소 파리에 도착한 것 같았다.
파리는 수많은 이들에게로의 초대장이자 꿈의 도시인 것 같다. 그런데, 그 꿈과 현실 사이에서 무엇을 찾게 될까? 아름다움과 로망의 도시로서의 파리, 그리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현실의 이야기들, 그 모든 것을 다채롭게 담을 수 있는 여행이 될 것 같았다.
파리의 거리에서,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지, 그 기대와 설렘이 다른 여행 때보다 강하게 느껴졌다.
파리를 빨리 즐기고 싶은 심정이 가득해서 숙소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바로 밖으로 나왔는데 처음 마주한 파리의 인상은 낭만보다는 현실 속에 도시의 모습이었다.
파리 지하철을 타고 무조건 다운타운 쪽 어딘가에 내려 보았는데 저 멀리 신기루 같이 우뚝 선 에펠탑이 보였고 화재가 나서 공사 중인 노틀담 성당과 세느강이 흐르는 풍경이 꿈속에서 만난 장면 같았다. 어디선가 미리 연출된 장면처럼 에디트 피아프의 ‘사랑의 찬가’를 열창하는 사람이 보였고 그 장면은 가슴을 뛰게 할 정도였다. 파리 여행의 시작은 그렇게 생각 이상으로 낭만적인 풍경으로 다가왔는데 예술과 역사의 향연을 만나고, 혹은 그냥 자유롭게 거닐고 다녀도 많은 추억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세느강 주변에 퐁네프다리를 건너다가 발견한 곳은 부키니스트라는 일종의 아주 작은 규모의 헌책과 그림, 작은 기념품을 파는 헌책방들이 있었는데, 뉴스에 금년도 열리는 올림픽 개막식이 여름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주경기장 밖인 세느강에서 열리기 때문에 올림픽 때 헌책방들을 철거할 것이라는 내용을 접했었는데 오랜 전통과 새로운 변화를 얼마나 슬기롭게 풀어나갈지 궁금했다. 그리고 파리의 길거리에서 시작되는 새로운 경험, 그곳에서 함께 만들어 나갈 소중한 이야기들을 기대하게 되었다.
다음날, 파리에서 첫 아침을 맞았다. 파리 거리를 걷다 보면 곳곳에 아늑한 카페들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아침 출근 시간에 파리 사람들은 분주함 속에서도 여유가 있는 듯 했다. 좁은 빵집에 몇 개 안되는 테이블에 앉거나 그냥 서서 갓 구운 크로와상과 따뜻한 에스프레소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봉쥬르~ 인사말과 구수한 빵 냄새와 커피향기가 가득한 카페에서 맛보는 간단한 아침 식사는 여행의 소소한 행복을 안겨 주었다.
날씨가 흐려서 사진에 기대가 없었지만 에펠탑과 파리의 중심부에 위치한 개선문 정상에 올라 펼쳐진 도시의 모습을 담아보니까 분위기 있는 흑백 사진처럼 사진이 나름대로 멋져 보였다. 파리의 개선문 정상은 파리의 아름다운 전망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 중 하나인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소들을 포함한 파리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담을 수 있었다. 특히 개선문 정상에서 보이는 파리 시내 전경은 저 멀리 신 개선문까지 선명하게 보였는데 파리의 신 개선문은 “라 데펜스 아크”로도 알려져 있는데 20세기 후반에 파리의 현대적인 경제 지구로 개발된 지역 중 하나로, 높은 혁신적인 건축물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고 한다. 그렇게 파리는 오랜 역사와 도시계획의 결합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 중 하나가 되었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개선문을 실제 보니까 더욱 거대하고 웅장해 보였다. 그곳에서 벗어나 지하철역 안으로 들어섰는데 길거리 연주를 하는 사람이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있었는데 경쾌한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으며 지하철역에 서있으니까 마치 음악회 공연장에 있는 듯 했다. 낡고 오래된 파리의 지하철의 낭만을 즐기며 몽마르트 언덕으로 가는 정거장에서 내렸다. 파리 지하철은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으로 종점만 잘 기억하면 간단히 이용할 수 있는데 서울과 뉴욕에서 지하철을 타본 실력이라서 쉽게 이용할 수 있었다. 근데 파리 지하철 출입문이 손잡이 개폐식으로 되어 있었는데 탈 때나 내릴 때나 손잡이를 위로 수동으로 잡아 올려 열리는 문이라서 처음에 조금 당황했지만 주변 사람의 도움으로 열 수 있었다. 혹은 버튼을 눌러야 하는 경우도 있었는데 미리 알게 되어서 당황하지 않고 탈 수 있었다. 나갈 때는 Sortie(출구)라는 사인을 찾아 나갈 수 있었는데 파리 지하철 이용이 모든 것이 낮 설게 느껴졌지만 몇 번 타보니까 곧 적응하여 익숙해질 수 있었다. 그리고 다니면서 영어를 사용하기 보다는 불어를 대부분 사용해서 언어의 불편을 많이 느낄 것 같아 걱정했었는데 파리 사람들은 낮선 이방인이 불어를 몰라도 눈치와 간단한 단어 몇 개만 알아도 이해하는 것 같았고 모두들 친절하게 대해줘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여행객이지만 오히려 파리에서는 영어보다 어설프지만 불어를 사용하는 것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곳 같았다.
파리 여행을 하면서 제한된 시간 안에 가볼만한 곳이 너무 많아서 중요한 몇 곳만 추려서 가기로 했는데 그중에서도 몽마르뜨 언덕이 빠진 파리 여행은 ‘앙금 없는 붕어빵?’과 마찬가지라고 할 정도로 그만큼 놓쳐선 안 될 곳이라고 해서 들러보기로 했다. 숙소에서 가깝고 쉽게 찾아갈 수 있는데다가 느낌 충만한 분위기까지 완벽한 곳 중 하나였는데 거리를 메운 화가들과 감성적인 가게들, 느낌 있는 프랑스 전통 레스토랑들의 몽마르뜨는 단연컨대 파리에서 로맨틱한 장소 중에 한 곳 같았다. 세상의 욕망과 현실을 뒤로하고 진정한 자유를 꿈꿨던 19세기 예술가들의 낭만과 오늘날 또 다른 감성으로 다가오는 말로만 들었던 몽마르뜨의 매력 속으로 흠뻑 젖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점심때가 되어 몽마르뜨 주변에서 레스토랑을 찾았는데 프랑스 대표음식 중 에스카르고라는 달팽이 요리와 프랜치 어니언 스프를 맛보았는데 달팽이요리는 친근감 있는 맛을 느끼지 못했지만 미국에서 많이 먹어본 프랜치 어니언 스프 맛은 달콤한 양파맛과 짭조름한 맛이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었는데 특히나 스산한 날씨의 파리에서 스프 한 그릇으로 몸과 마음이 따뜻하게 녹아내린듯했다.
숙소로 되돌아가는 길에 볼거리를 즐기기 위해 거리를 걸어 보았다. 유럽 패션의 중심지로 알려진 파리에서 스쳐지나갔던 사람들 중 “파리지앵(Parisienne)”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파리의 여성들이 가진 독특한 스타일과 세련되고 우아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값비싼 명품이 아니라 자신만의 개성과 스타일을 가진 옷과 소품으로, 캐주얼한 모습에서도 세련되고 우아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것으로 그들의 스타일은 간결하면서도 세련되며, 종종 빈티지한 요소나 유럽식 클래식한 디자인으로 정말 따라 하고픈 멋진 패션을 하고 있었다. 또한, 파리지앵은 자신만의 자유로운 삶의 태도를 보여주는데, 그들은 일상적인 생활을 즐기면서도 여유로우면서 세련된 파리의 여성들은 세계적으로도 패션과 라이프 스타일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듯했다.
가는 길에 몇 곳의 빈티지 샵을 구경했는데 쇼핑을 즐기기 보다는 골목마다 이국적인 분위기를 가진 작은 상점들과 골목을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빈티지 의류, 액세서리, 가구 등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특히, 르 마라에 지구는 유서 깊은 빈티지 샵들과 젊은 디자이너의 새로운 패션 브랜드가 공존하는 곳으로, 다양한 스타일의 아이템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리고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 중 하나인 샹젤리제 거리는 프랑스의 황금 거리로 불린다고 했는데 그 거리는 루브르 박물관에서부터 개선문까지 이어지며, 아름다운 상점, 카페, 극장 등이 줄지어 있었다. 시간이 없었지만 루브르 박물관은 프랑스 가면 꼭 가봐야 하는 명소라서 방문했는데 지하철에서 안내 방송에 프랑스 말에 이어서 한국말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소매치기를 조심하라는 내용이었다. 파리에 가면 소매치기를 조심해야하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안내방송을 들으니 더욱 경각심이 생겨 손에든 소지품을 꽉 잡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보다 치안이 안전해 보였는데 올림픽을 무사히 개최하기 위해 프랑스 곳곳의 보안이 더욱 강화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어느 곳을 여행하든 여행지에서 하루에 1만보에서 3만보까지 걷고 또 걸었는데 해질 무렵까지 너무나 많이 다녀 다리가 뻐근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주변 어르신들이 더 늙기 전에 다닐 수 있을 때, 느낄 수 있을 때 잘 다니라고 격려해주신 덕분에 건강한 여행을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파리의 밤거리는 생각보다 안전했는데 미리 조사하고 안전한 구역에 숙소를 정했다. 숙소 인근에는 작은 카페들이 즐비했는데 퇴근 후, 친구나, 동료들과 간단한 안주를 곁들여 음료를 즐기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들이 마치 한국의 종로 뒷골목 선술집에서 보이는 모습이 연상되었다.
파리는 밤 문화가 유난히 발달하여 즐길 거리가 많다고 들었는데 물랑루즈 쇼 등 다양한 공연과 수많은 박물관이 일주일 중 한 번 야간개장을 한다고 들었다. 특히 에펠탑은 밤에 더욱 아름답다고 했는데 매시 정각에 하는 조명 쇼가 볼만했다. 이밖에 세느강 크루즈 등 파리의 야경을 즐길 거리가 많았지만 다음날 일정을 위해 모두 볼 수 없어서 아쉬웠다.
파리의 다음날 일정은 주로 박물관 관람을 했다. 기억에 모두 담지 못한 많은 세계의 명작을 감상했는데 오르세 미술관에서 만난 밀레의 만종과 이삭줍기 또한 오랑주리 미술관에서 만난 모네의 수련 등 많은 명작을 직접 볼 수 있어서 그 감동이 가슴속에 남았고, 오르세 미술관에서 어느 노인이 스케치북에 색연필로 미술관에 전시된 조각 작품을 보고 직접 그리고 있는 모습을 우연히 볼 수 있었는데 긴 여운으로 남았다.
파리에서 길지 않은 일정으로 여행 속에서 추억 만들기를 하면서 도시에서의 아름다운 순간들이 회상되었는데 파리는 그 아름다움과 매력으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도시로, 이곳에서의 여정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세느강을 따라 걷던 그 순간들은 마치 시간을 멈춘 듯했고 에펠탑에서 바라보는 파리의 야경은 그 어떤 사진이나 영상으로도 담을 수 없는 아름다움이었다. 그리고 골목마다 느껴지는 파리의 역사와 문화는 여행자로 하여금 그곳을 더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게 만들었다.
파리에서의 쇼핑, 레스토랑에서의 식사, 그리고 거리에서의 풍경은 모두가 독특한 경험으로 남았다.
파리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와 공유한 순간들은 더욱 소중하게 기억되었는데 이번 여행도 새로운 발견과 감동을 안겨주었다. 그리고 또 다른 세계의 아름다움을 탐험하는 여정은 계속될 것이다.